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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A] '159전 160기' 오뚝이 윤채영, 꾸준함으로 이겨낸 18년 골프인생

9년 160경기 만의 첫 우승, 그리고 서른에 두드린 일본 무대. 프로골퍼 윤채영(36)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수십 번의 시련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롱런의 아이콘이 됐다. 윤채영은 15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지하 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IS 스포츠마케팅 써밋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섰다. 김성근 감독(1강) 유희관(2강) 윤봉우(3강)에 이어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네 번째 단상에 선 그는 생소한 강연 무대에서도 특유의 차분함을 유지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 나갔다. 159전 160기, 9년 만에 뗀 꼬리표윤채영의 골프 인생은 화려해 보였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그는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오르며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19세 이른 나이에 입문한 프로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데뷔해 시드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이후 수년간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우승 없는 프로’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윤채영은 “(2005년) 시드전을 가면 당연히 붙을 거라 생각했는데 확보를 못했다. 나름대로 엘리트 코스를 잘 거쳐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브레이크가 한 번 걸리니까 멘붕(멘털 붕괴)이 오더라”면서 “시간이 지나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홍보모델이 됐지만, 우승 없는 프로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어 힘들었다. 미녀 골퍼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는데, 그때마다 더 실력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더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우승을 향해 꾸준히 투어에 나선 윤채영은 2014년 프로 데뷔 9년 만에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해 7월 제주에서 열린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 160경기 만에 차지한 첫 우승이었다. 그는 “꼭 우승을 해야지, 잘해야지라는 생각보단 이날은 우승의 확신이 강하게 들어 자신 있게 쳤던 기억이 난다”라면서 “그동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면서 내 자신에게 실망했는데, 이날 우승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서른에 택한 일본무대, 눈물로 이겨낸 6년윤채영은 2017년 일본 무대를 택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서른. 선수에겐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윤채영은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는 “당시 20대 후반이면 한창인데 주변에서 노장이나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더라. 성적에도 영향이 갔다. 공이 안 맞으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해 일본행을 결정했다. 고민이 많았는데, 안해보는 것보단 해보자는 주의라 일본행을 택했다”라고 전했다. 일본 무대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족들과도 떨어져 지내야 하고, 긴 열도를 종단하는 이동도 만만치 않았다.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적응에 시간이 걸리다보니 성적에도 영향이 컸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윤채영은 “너무 안되다 보니 그냥 맛있는 거 먹으러 다녀야지, 필드 풍경이나 즐겨야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다. 그러다 보니 성적이 조금씩 올라왔고, 6년이라는 시간을 잘 견뎌왔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쉴 틈 없이 달려온 18년, 제2의 인생 계획 중그렇게 약 18년을 필드에서 종횡무진한 윤채영은 2023년 4월 은퇴를 택했다. 골프는 여전히 재밌지만, 어느샌가 골프를 위해 해야 하는 운동이 버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꾸준히 해오던 절제된 생활도 어느샌가 느슨해졌다. 윤채영은 ‘골프에서의 경쟁은 이제 힘들겠다’고 느꼈다. 그렇게 은퇴를 택했다. 윤채영은 은퇴 후 1년 동안은 자기만의 안식년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쉬지 않고 일한 관성 때문인지, 막상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그는 “그동안 워낙 쫓기는 삶을 살다보니 (은퇴 후 계획을) 생각할 심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라면서 "아직 계획된 것은 없지만, 방송이나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다음 인생을 생각해보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3.06.16 12:00
프로야구

[SMSA] 'KBO 흥행단장' 유희관의 바람 "야구팬에 먼저 다가서자"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는 유희관(37)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생애 처음으로 강연을 위해 청중 앞에 섰다. 야구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그는 이 자리에서 어수선한 KBO리그를 향해 애정 어린 당부를 남겼다. 유희관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지하 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IS 스포츠마케팅 써밋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섰다.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함께 호흡하는 김성근 감독에 이어 야구계 셀럽으로는 두 번째로 단상에 섰다. 선수 시절부터 재치 있는 입담과 화끈한 퍼포먼스로 유쾌한 모습을 보여준 유희관은 현재 전문 분야(야구) 해설위원과 각종 방송 활동 그리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스포테이너 중 한 명이다. 그런 유희관도 강연을 앞두고 긴장했다.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각 분야 인원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는 “강연 경험은 비대면으로 진행한 한 번이 전부”라며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인 지 모르겠다. 식은 땀이 난다”라고 했다. 막상 단상에 서자 대중이 아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유희관은 “(선수 시절) 선발진에선 4·5번째였지만, 미디어데이 등 카메라 앞에서 서는 행사에선 1선발로 나섰다”, “나는 두산 베어스 원클럽맨이었지만 어린 시절엔 사실 LG팬이었다”라는 말로 수강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저 유쾌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연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유희관은 선수 시절 시속 130㎞/h 느린 공을 던지면서도 리그 대표 투수로 올라섰다. 두산 프랜차이즈 좌완 투수 최초로 통산 1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희관은 이날 ‘나만의 매력 만들기’라는 주제로 야구 선수로서 살아온 경험과 배움을 전했다. 고교 졸업을 앞두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뒤 겪은 좌절감, 강점인 제구력을 가다듬어 한 단계 성장한 대학 시절,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더 크게 느낀 현실의 벽, 그리고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공을 뿌리며 1군에 안착한 과정을 돌아봤다. 유희관은 “주축 선발 투수가 된 뒤에도 공이 느리다는 이유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받았다. 그래서 더 꾸준하게 잘 던지고 싶었다”라며 “나는 기량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는 맞지만, '느린 공으로도 프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자부심은 있다”라고 했다. 유희관은 현재 'KBO 흥행 단장’을 자처하고 있다. 개인 동영상 SNS(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다양한 야구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유희관은 “야구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두산 선수였던 내가 SSG 랜더스 유니폼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완판이 되기도 했다. 여러 야구장을 찾아 관람기를 전해 야구팬에 대리 만족을 드리는 콘텐츠도 있다. 야구가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틀을 깨려고 한다”라며 웃었다. 최근 프로야구는 어수선하다. 국제대회(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한 선수 일부가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빚었다. 그라운드 밖에서 야구 흥행을 위해 뛰고 있는 유희관은 “요즘 야구장을 찾는 분들이 다시 많아졌지만, 한창 인기가 많을 때 정도는 아니다. 최근 안 좋은 일들도 많았다. 팬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야구인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며 현장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이어 유희관은 “요즘 선수들은 팬 서비스에 적극적이고, 구단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팬에게 먼저 다가서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한편 유희관에 앞서 진행된 분야별 전문 강사 시간에는 강규범 네이버파이낸셜 매니저가 ‘스포츠 마케팅의 넥트스 제너레이션’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강규범 매니저는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10~20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시도한 참여형 서비스의 성공 사례를 전했고,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 잠재 스포츠팬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는 오는 7월 13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매회 2강좌씩 한 달 반 동안 진행된다. 스포츠 마케팅 실무 전문 강사진과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이 강연자로 나선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09 11:00
야구

'아듀 유희관' 잠실 떠나는 느림의 미학

두산 베어스가 화려한 은퇴식을 열어 유희관(36·현 KBSN스포츠 해설위원)을 떠나보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가 종료된 후 유희관의 공식 은퇴식을 진행했다. 2009년 두산에서 데뷔한 유희관은 군에서 전역한 2013년부터 두산 마운드의 핵심 투수로 자리 잡았다. 통산 281경기에 등판해 101승 69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그의 평균 구속은 시속 130㎞에 불과했지만 예리한 제구와 변화구로 두산 구단 최초로 8년 연속 10승을 기록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 후 선수단 전원이 은퇴식 기념 티셔츠를 입고 떠나는 유희관을 배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주장 김재환이 선수단을 대표해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100승 달성 기념 KBO 트로피를, 전풍 두산 사장은 100승 달성 기념 구단 트로피와 은퇴 기념 유니폼 액자를 그에게 전했다. 유희관의 부모도 이날 은퇴식에 참석했다. 유희관은 "수백번 수천번 두산 베어스 유희관 선수라는 말을 했는데 오늘 오랜만에 하니 감회가 새롭다. 한편으로는 두산 베어스 유희관 선수라고 말하는 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속상하고 안타까운 슬픈 하루"라고 말했다. 그는 프런트, 감독, 코치, 동료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같이 야구 했던 순간들은 죽어서도 잊지 못하고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가겠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 하면서 고마우신 분들, 도움 주신 분들이 많다"며 "마음 졸이며 항상 애타게 지켜보셨던 부모님께 사랑하고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유희관은 팬들에게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하고 질책해주셔서 더 힘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여러분의 존재가 제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인 것 같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는 이제 떠나지만, 앞으로도 두산에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 앞으로 펼쳐질 유희관 제2의 인생도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후 마운드와 입 맞추며 그라운드에 작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2022.04.03 17:51
야구

두산 최초 좌완 100승...'느림의 미학' 유희관 은퇴 선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유희관(36)이 정든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은 18일 "유희관이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장충고-중앙대를 졸업한 유희관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되어 프로 무대를 밟았다. 1군에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군 전역 후 2013년 혜성같이 등장했다.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졌지만, 제구력과 팔색조 구종으로 1군 타자들을 제압하며 그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130km 중반대 몸쪽 직구와 120km 초반대 바깥쪽 싱커를 주무기로 이후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개인 통산 281경기(1410이닝)에 등판해 101승 69패 평균자책점은4.58을 기록했다. 선발로 정착한 2013년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두산 소속 왼손 투수로는 최초로 100승 고지에 오르는 금자탑을 세웠다. 유희관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우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희관은 이어 “후배들이 잘 성장해 베어스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18 15:03
야구

[포커스 IS]'2020 PS 사나이' 김민규, 선발 체질 증명할까

두산 우완 투수 김민규(22)가 '선발' 체질을 증명할 수 있을까. 두산 선발진은 6월 내내 쇼케이스가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국내 에이스 최원준을 제외한 4·5선발 자리가 공석이다. 2019시즌 17승을 거둔 이영하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최근 2경기에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시 선발진에 안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이 NC로 이적하며 보상 선수로 얻은 박정수는 두 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보다 안 좋은 투구를 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영하의 자리를 메우던 1차 지명(2018) 유망주 곽빈도 연착륙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규가 희망을 안겼다. 그는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대체 선발로 나서, 5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피안타는 3개, 볼넷은 2개였다. 다음 로테이션에서 다시 한번 선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김민규는 개막 전에도 선발 후보로 여겨졌다. 최원준, 이영하 등 기존 선발 투수들이 김민규의 성장세를 치켜세우며 경쟁 시너지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개막 로테이션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이영하, 유희관 등 경험을 통해 선발 능력을 검증한 투수들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스윙맨 역할을 했다.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이후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5월 14일 인천 SSG전에서 선발 투수 곽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뒤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역전 발판을 만든 뒤 승리 투수가 됐고, 대체 선발 후보들이 연달아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지난해 가을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이 1이닝도 막지 못한 상황에서 투입된 뒤 5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내며 두산의 2-0 승리,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끌었다. KS 4차전에서는 선발 기회를 얻었다.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상대 선발 송명기와 명품 투수전을 합작했다. 선발로 나선 통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3일 한화전에서 3⅔이닝 6실점 하며 부진했지만, 다른 4경기는 모두 4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전형적인 선발 체질이다. 김태형 감독은 5선발을 고정하지 않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내세울 생각이다. 김민규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개막 전에서도 선발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국내 에이스 최원준은 "맡고 싶었던 자리(선발)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더 좋은 기운으로 투구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민규가 제2의 최원준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22 09:39
야구

[IS 인터뷰]'1년 계약' 유희관 "두산 유니폼 입고 은퇴하고 싶었다"

자유계약선수(FA) 좌완 투수 유희관(35)이 두산과 1년 더 동행한다. 두산 구단은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내부 FA 유희관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1년, 총액은 최대 10억원이다. 연봉은 3억원, 인센티브는 7억원이다. 유희관은 통산 97승을 거둔 리그 대표 좌완 투수다. 2013시즌부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역대 4번째 기록이다.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은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확한 제구력과 탁월한 수 싸움을 앞세워 단점을 극복했다. 두산 역대 좌완 투수 통산 최다 승수 기록도 보유했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가 FA 계약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2020시즌 5점(5.02)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하락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은 계약을 마친 뒤 만난 유희관과의 인터뷰. - 최종 협상은 언제 끝났나. "어제 결정했다." - 인센티브가 연봉보다 더 많은 계약이다. "예전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신 것 같다." -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FA 계약이다. "홀가분하다. 올 시즌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본다. 계약한 이유는 두산에서 내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두산팬 덕분에 사인한 것 같다." - 제2의 야구 인생이 시작됐다. "제2의 야구 인생을 그려봤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었다. 시작한 팀에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그래서 두산에 남고 싶었다. 난 두산 색이 강한 선수다. 잔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다른 팀에 가도 길어야 2~3년 더 뛸 수 있었을 것이다." - 김태형 감독이 전한 말이 있다면.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셨다. '열심히 잘 준비하라'는 말을 해줬다. 잘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다시 선발 경쟁이다. "후배들의 실력이 성장한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선발 경쟁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예년보다 평균자책점은 낮추고, 몰리는 공을 줄이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개인 운동을 했다. 다른 시즌보다 조금 더 열심히 많이 운동한 것 같다. 트레이너와 1대1로 함께 운동했다. 하체 운동과 코어 운동을 중점적으로 했다. " - 향후 일정은. "2차 스프링캠프에서는 연습 경기 위주의 일정이 진행된다. 일단 이천에서 합숙하면서 몸을 더 잘 만들 생각이다." -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싶다. 내가 가장 애착이 많은 기록이다. 소속팀 두산이 2020시즌에 아쉽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팀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이천=안희수 기자 2021.02.16 12:27
야구

[불판토크]③ "니퍼트는 대체 불가, 선배-제2의 조장-친한 형"

"더 이상 나를 외국인 선수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두산 니퍼트(35)의 말처럼 팀 동료들도 그를 '같은 동료'로 바라본다.수장의 입장에선 니퍼트와 같은 외국인 선수가 있다면 그저 든든하다. 김태형(49) 두산 감독은 "니퍼트는 분명 존재감이 남다르다"며 "대체하기 쉽지 않은 선수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하는 선수다"고 말한다.단순히 실력을 떠나 고참으로서 역할도 돋보인다.김 감독은 "선수들과 의사 소통이 뛰어나고 리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머리가 굉장히 좋다"고 칭찬했다. 특히 "국내 고참 선수 이상으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며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니퍼트는 새 외국인 선수가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조언한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보우덴에게 교육을 잘 시켰더라"고 웃으며 "외국인 셋(니퍼트·보우덴·에반스)이 잘 뭉쳐 다니더라"고 귀띔했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투수진도 니퍼트를 한국 선수, 고참으로 여긴다. 노경은(32)은 "니퍼트는 더 이상 외국인 선수로 안 보인다. 그냥 여느 팀 선배 같다"고 말한다. 니퍼트는 후배들을 위한 애정어린 조언과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노경은은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본인 할 것만 하고 국내 선수에게는 별로 신경 안 쓴다. 그런데 니퍼트는 후배들이 다소 훈련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면 '왜 러닝이 중요한지' '프로 선수로 자부심을 가져라' 등의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다. 또 몸 관리나 운동법이 워낙 철저한 선수여서 곁에서 많이 보고 배운다고 한다. 유희관(30)은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그냥 두산 팀 동료인 것 같다"며 "가끔씩 투수조 미팅도 소집할 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친한 (외국인) 형 같다"고 덧붙였다. 니퍼트는 다른 동료들을 잘 챙기고, 두산 선수들도 그를 잘 따르고 존중한다. 시드니(호주)=이형석 기자 [불판토크]① 니퍼트 "이제 한국사람, 두산서 은퇴하고 싶다"[불판토크]② 니퍼트 "내 인생 바뀐 한국, 되돌려주고 싶다" [불판토크]③ "니퍼트는 대체 불가, 선배-제2의 조장-친한 형" 2016.02.04 06:00
야구

[불판토크]② 니퍼트 "내 인생 바뀐 한국, 되돌려주고 싶다"

2m 3cm의 키다리 아저씨. 한국인이 아닌 파란 눈의 이방인이다. 그런데 실력과 인성이 모두 뛰어나다. 그가 한국 무대에서 롱런하는 비결이다. 오죽하면 '니느님'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두산 니퍼트(35)는 "더 이상 나를 '외국인 선수'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니퍼트는 지난달 12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에 2016시즌 계약을 체결, 한국에서만 6년째 뛰게 됐다. 이제 자신의 말처럼 '반한국인'이다. 니퍼트는 지난 5년간 에이스로 활약, 통산 58승 32패 평균자책점 3.47를 기록 중이다.지난해 정규시즌에선 잔부상으로 6승에 그쳤으나, 포스트시즌에서 3승(5경기) 평균자책점 0.56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두산을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단순히 실력을 떠나 인성까지 돋보인다. 팀 야수진이 모두 들어올 때까지 더그아웃 앞에서 기다려 격려한다. 시즌 도중에도 자비로 불우이웃을 잠실구장으로 초청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섰다.지난 2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니퍼트를 만나 인터뷰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노코멘트'를 원했다. 인터뷰 후 니퍼트는 설날을 앞두고 전통놀이인 '제기차기'에 도전했다.▶제기차기 며칠 뒤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스스로 "한국 선수와 마찬가지로 생각한다"고 밝힌 니퍼트를 위해 한국에서 직접 '제기'를 들고 갔다. 그에게 '한국의 전통놀이 도구다'고 소개하자 니퍼트는 "그렇냐. 처음 본다"고 호기심을 드러냈다. 두산은 매년 해외 전지훈련 중 설 연휴가 되면 선수단이 간단한 차례를 지내고, 윷놀이 이벤트를 진행하곤 한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니퍼트에게도 제기는 처음 보는 민속놀이 도구였다. 옆에 있던 유희관이 먼저 제기차기를 시도, 20개 가량 손쉽게 찼다. 곁에서 지켜본 니퍼트도 신기한 듯이 유심히 지켜봤다.그리곤 유희관에게 "발목, 괜찮아"라며 한국말로 얘기했고, 식당은 웃음바다가 됐다. 니퍼트도 직접 제기차기에 도전했다. 폼이 영 어설펐다. 그는 처음에는 발등으로 제기를 찼다. 쉽지 않았다. 몇 차례 시도했지만 기껏해야 2개 정도 성공했다. 이에 기자가 '축구 트래핑을 하듯 발등이 아닌 발 안쪽으로 시도하라'고 조언하자, 니퍼트는 "난 축구를 해본 적도 없다. 바보 같은 모습이 나올 것 같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럼에도 5~6차례 제기차기를 시도하며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니퍼트의 제기차기 모습을 구경한 동료들은 웃음을 지으며 응원했다. ▶제2의 고향, 한국 -니퍼트에게 한국이란?"한국이란는 곳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굉장한 일을 가능케 해준 곳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한국에 와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오히려 몇년 전보다 더 발전된 모습이다." -한국에서 선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여기 와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지금도 계속 노력 중이지만 한국에 되돌려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많이 갚으려고 한다" -한국어 구사 실력이 상당하다(그는 경기 시작 1시간 전 공식 라인업이 발표되기 전에 두산 및 상대팀 출전 선수를 확인할 정도다.) "동료들이랑 있을 때 가끔씩 한국어로 얘기한다. 말 하는 것 보다 알아듣는 게 좀 더 수월하다. 낯선 사람보다 안면 있는 사람, 빨리 말하는 것보다 천천히 얘기하면 더 낫더라." -한국에서의 취미 생활은."특별히 없다. 프로 선수로서 휴식도 일의 연속인 만큼 쉬는 날은 충분히 휴식한다. 특별히 어딘가를 찾아가곤 하진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개고기 빼곤 다 좋아한다. 가리는 음식은 특별히 없다." 시드니(호주)=이형석 기자[불판토크]① 니퍼트 "이제 한국사람, 두산서 은퇴하고 싶다"[불판토크]② 니퍼트 "내 인생 바뀐 한국, 되돌려주고 싶다" [불판토크]③ "니퍼트는 대체 불가, 선배-제2의 조장-친한 형" 2016.02.04 06:00
야구

2015 시즌, 10개 구단의 베스트-워스트 시나리오는?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프로야구 팀들은 저마다 201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좇는다. 10구단 kt의 가세와 5강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선 모두 장밋빛 희망을 키워간다. 10개 구단이 기대하는 '베스트'와 반대로 실패할 '워스트' 시나리오를 일간스포츠 담당 기자들이 예상해봤다. ▶ 삼성 'We are the champion'이 울리며 한국시리즈가 끝난다. 5년째 삼성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린다. 피가로가 밴덴헐크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최고령 30홈런-100타점을 경신한 이승엽을 필두로 중심타선이 펄펄 난다. 팀에 남은 FA(프리에이전트) 윤성환과 안지만은 몸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을 선보인다. 배영수와 권혁, 밴덴헐크의 공백 메우기에 실패한다. 마운드 보직 변동으로 중간 계투진이 선발 투수의 승리 기회를 날리기 일쑤다. 마무리도 흔들린다. 우승 매너리즘도 나타난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그래도 5강에는 턱걸이한다. ▶ 넥센 밴헤켄이 다승왕 2연패, 피어밴드도 두 자리수 승리를 달성한다. '토종 에이스' 문성현은 개인 첫 10승. 손승락은 슬럼프 없이 구원왕을 순항하고 한현희-조상우 필승조는 굳건하다. 박병호는 올해도 50홈런을 친다. 윤석민은 강정호의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채우고 15홈런과 2할7푼대 타율을 기록한다. 피어밴드가 부진 끝에 퇴출된다. 밴헤켄은 부상을 당하며 두자리수 승리에 실패한다. 1~2선발이 줄줄이 무너지며 마운드 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 유격수 찾기에 실패해 수비에 구멍이 뚫리며 지는 경기가 늘어난다. LG에서 데려온 스나이더는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친다. ▶ NC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민호·노성호의 잠재력이 폭발한다. 김진성은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한다. 1~5선발이 완벽하고, 불펜마저 탄탄해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의 중심타선은 강정호가 빠진 넥센 중심타선의 화력을 넘어선다. 한국 무대 3년차를 맞은 찰리와 에릭이 예년만 못하다. 4~5선발 이민호·노성호는 여전히 미완의 대기다. 설상가상 불펜마저 흔들리며 팀 평균자책점이 치솟는다. 주전들이 줄부상을 당한 가운데 이를 메울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미비하다. 입대한 권희동·이상호가 생각난다. ▶ LG 하렐은 2012년 휴스턴의 에이스 모드, 한나한은 2000년 퀸란의 재림을 선보인다. '양상문 매직'은 소사의 160㎞ 강속구에 제구력을 얹어줬다. 류제국은 7월 복귀해 10승을 찍는다. '빅뱅' 이병규(등번호 7)은 30홈런을 폭발하고, 오지환의 안타 수는 삼진의 두 배가 된다. LG 투수들이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홀드·세이브 타이틀을 휩쓴다. 하렐은 2010년 필 더마트레(15경기 4승6패)였다. 한나한은 벤치클리어링 때 어깨 부상을 당해 장기 재활한다. 소사는 '맙소사'가 된다. 류제국의 재활 기간은 계속 연장된다. 5선발은 커녕 4선발 임자도 없다. 베테랑 타자들은 집단 슬럼프에 빠지고, 오지환은 삼진·실책 부문에서 불명예 2관왕에 오른다. ▶ SK 김광현이 15승-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메이저리그(ML)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털어낸다. 윤희상과 정우람, 박희수가 싱싱투를 자랑한다. 타선에는 '김무관 매직'이 넘쳐난다. 1년 만에 외국인 잔혹사를 완벽하게 탈출한다. 2010~2012년처럼 가을야구 끝자락, 삼성을 상대하는 팀은 SK다. 외국인 잔혹사는 끊었지만 부상 악몽은 벗어나지 못한다. 박희수가 또 드러 눕는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빠지는 선수들이 속출한다. FA 대박을 터뜨린 이들은 몸값 기대치에 못 미친다. '입단 10년차' 이재원·이명기·김성현도 지난해만 못하다. ▶ 두산 장원준은 16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자극받은 유희관도 14승을 올린다. 니퍼트와 마야는 30승을 합작하며 외인 잔혹사를 지운다. 노경은은 '노경은총' 모드로 부활한다. 김현수와 오재원은 'FA로이드(예비 FA 효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10구단 체제' 첫 우승팀이 된다. 우려는 현실이 된다. 꾸역꾸역 7승을 올린 장원준은 FA 잔혹사에 이름을 올린다. 잘 던지던 투수도 마무리만 맡으면 불을 지르는 통에 김태형 감독의 속에선 천불이 난다. 불펜진의 방화에 화를 참지 못한 마야는 코치와 언쟁을 벌이다 퇴출당한다. 가을 잔치는 또 남의 잔치다. ▶ 롯데 강민호가 5년 만에 '3할-20홈런'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한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지난해 유먼과 옥스프링이 거둔 합작 22승 이상을 챙긴다. 조정훈이 예정보다 빠른 4월에 복귀해 4선발 자리를 지킨다. '곰표 불펜 3인방'은 40홀드-40세이브를 합작한다. 손아섭은 수위 타자를 탈환한다. 시즌 끝까지 4·5선발 주인을 찾지 못한다. '기동력 야구'를 시도했지만 2년 연속 팀 도루 최하위다. 유격수 문규현이 부상으로 빠지자 오승택이 쩔쩔 맨다. 좌익수는 여전히 무주공산이다. 수비에만 도움이 된 아두치는 '제2의 로티노'로 기억된다. ▶ KIA 양현종이 18승으로 자존심을 세운다. 센터라인은 신구조화로 전화위복이 됐다. 마무리 심동섭이 뒷문을 든든히 책임진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만점 활약이다. 'ML 퍼펙트 투수' 험버와 윤석민의 전 동료 스틴슨은 2009년 로페즈(14승)-구톰슨(10승)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부상 악령에 또다시 눈물을 삼킨다.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지는 경기가 더 많다. 센터라인 불안으로 실점이 가장 많다. 험버와 스틴슨은 전반기를 버티지 못한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지지부진하다. 2년 연속 최다 볼넷 허용의 불명예를 얻는다. 마무리는 여전히 없다. ▶ 한화 '야신효과'가 드러난다. 실책 1위의 오명을 벗고 '지키는 야구'가 된다. FA 투수 3인방 권혁, 배영수, 송은범은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넣고, 외국인 유먼과 탈보트는 30승을 합작한다. 김태균이 '김거포'가 된다. 8년 만의 가을야구, 대전구장엔 '나는 행복합니다'가 울려퍼진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수비는 엉성하고, 재활에서 복귀한 이용규는 예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FA 투수 3총사는 들쑥날쑥한 컨디션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모건은 세리머니만 화려하고, 타석에선 조용하다. '야신'의 커리어에 한화의 2015시즌은 오점이 된다. ▶ kt '올드보이'들이 대거 비상한다. 김상현-장성호가 각각 20홈런과 3할 타율로 부활한다. 외국인 선발 투수 3명도 합계 30승을 따내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끌어간다. 토종 마무리 김사율은 25세이브 이상을 거두며 뒷문을 지킨다. 2015 신인왕은 kt 선수가 차지한다. 개막전부터 신예 선수들의 실책이 남발하며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장성호와 김상현은 부상으로 개막 한 달 만에 2군으로 내려간다. 믿었던 외국인들은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밤낮 심판과 싸운다. 롯데와 최하위 경쟁을 하다가 10위로 시즌을 마친다. J베이스볼팀 2015.01.01 06:00
야구

‘기자 염경엽’, 선수 강지광에 던진 질문은

"떨어지는 볼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던데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습니까."기자와 선수의 인터뷰가 아니다. 염경엽(46) 넥센 감독이 팀의 '떠오르는 스타' 강지광(24)에게 '취재를 위해' 던진 질문이다. 강지광의 답은 "대비하지 않고 있습니다"였다. 그의 답에 염 감독은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지었다. 강지광은 요즘 넥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한 그는 팀의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2차 캠프의 평가전에서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리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는 7번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을 기록했다. 타자 전향 후 1군 경기 첫 타석에서부터 두산 유희관을 상대로 큼지막한 홈런포를 쏘아올린 강지광을 향한 주변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9일 두산전을 앞두고도 취재진에 둘러싸인 강지광을 발견한 염경엽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들 사이로 들어왔다. 염 감독의 등장에 강지광이 민망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괜찮다. 계속 하라"며 붙잡아 뒀다. 취재진이 "(감독께서) 질문을 해보시라"고 권하자 염 감독은 "떨어지는 볼에 약한 모습을 보이던데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습니까"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쑥스러워하던 강지광은 "대비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제가 강한 코스를 노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염 감독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자신이 강한 코스를 눈에 익히는 게 더 중요합니다. 속아도 봐야 자신이 강한 코스를 알 수 있습니다"라며 강지광의 답에 동의했다. '자신이 강한 코스를 노리는 법'은 염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를 하는 것 중 하나다. 약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 것보다 자신이 강한 코스를 더욱 특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하곤 했다. 그런 감독의 가르침을 잘 이해한 '정답'을 내놓자 염 감독도 흐뭇할 수밖에 없었다. 염 감독과 강지광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지광이 인천고 3학년이던 당시 염 감독은 LG에서 스카우트로 있었고, 당시 '투수 강지광'을 점찍었다. LG와 입단 계약을 할 때 염 감독은 자리를 함께하며 강지광에게 "잠재력을 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타자로 전향한 강지광과 넥센의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이 재회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타자로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연 강지광을 향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염 감독은 "야구를 대하는 멘탈이 아주 좋은 선수다. 이런 선수가 성공을 해야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 동안에서는 1군에서 계속 기용하고, 시즌이 시작되면 2군에서 주전을 뛰게 하며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크게 쓸 재목'을 길게 보고 키우겠다는 뜻이다. 강지광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강지광은 "1군에서 잘하고 싶고,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경험을 쌓는 것의 중요성을 말씀해 주셨다. 당장 시범경기부터 잘 치러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목동=김주희 기자 juhee@joognang.co.kr 2014.03.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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